이거 만화 작가가 히키 생활을 좀 했었나? 방구석에 있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생활 패턴, 관심사, 심리 등의 변화 포인트를 잘 잡아내네. 남주인 타츠히로가 씹뜨억 만화&피규어 -> 미연시 -> 온라인 게임 순으로 히키 좀 벗어나나 싶으면 계속 저 지랄하면서 악화되는 거 보고 작가가 뭘 좀 아네 싶었음.
저거 배경이 2000년 초반 즈음인데 지금 기준으로 커뮤랑 주식&코인만 넣으면 지금이랑 비슷할듯
아니 근데 사토 이새끼는 뭐하는 새끼냐? 초반엔 사토 보면서 그냥 그런갑다 했는데 옆에서 미사키랑 야마자키가 그렇게 도와주는데 그냥 개선의 여지도 없고 멘탈도 존나 나약해서 중반 정도 넘어가니깐 그냥 한 대 줘 패고 싶어짐 (특히 사토 새끼 게임에 빠져서 미사키가 고양이 코스프레까지 해서 도와주려고 하는데 배은망덕한 새끼가 나가라고 지랄하는 거 보고 ㄹㅇ 짜증 남 ㅋㅋㅋㅋ 아 나 존나 오타쿠 같네 ㅅㅂ)
야마자키는 초반에 개노답 푸르링 씹덕처럼 나왔지만 사실상 작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캐릭터로 사용되면서 후반 가니깐 진짜 멋있더라
이 애니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건 사토랑 선배가 주구장창 얘기하는 음모에 대한 거임.
작가는 뜬금없이 NHK라는 비밀 단체의 음모라는 설정을 왜 이렇게 중요하게 넣었을까? 초반에는 사토가 가전제품이랑 대화하면서 음모 타령하는 거 보고 그냥 자신의 현재 상황과 처지를 부정하는 역할로 넣은 거 정도로 생각함. 하지만 마지막 즈음에 선배랑 사토가 호텔 앞에서 바람피면 음모에 당하는 거라고 하는 것도, 미사키가 죽지 않고 사토랑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는 것도 결국 음모 덕분임.
즉, 자신을 힘들게 만들었던 실존하지도 않는 각자의 음모와 신이라는 믿음이 나중에는 자신을 구원해 주는 역할을 하게 해준 거임.
평소 멋있다고 생각한 증권계 사람의 유튜브를 보면서 이 사람의 열정에 대한 원동력은 뭘까 항상 궁금했음.
왜냐면 그냥 자기 돈 벌려고 하는 게 아닌, 어떤 비전과 사명감에 대한 열정과 진심이 너무 느껴졌고, 또 그걸 몇 년 동안 쉬지 않고 계속 지속했기 때문에 이건 진짜 어떤 믿음이 있지 않는 이상 힘든 건데 이 사람은 뭘 믿는 걸까?
이분이 얼마 전부터 그냥 개인적인 성장 배경, 그리고 그것들로 인해 깨달은 것들을 개인 채널에 올리는 데 그걸 보니깐 이분이 신실한 기독교인이심
한 부모 가정에 어린 나이에 미국에 혼자 넘어와서 인종 차별 당하면서 꾸역 꾸역 알바랑 공부랑 병행하면서 진짜 개같이 열심히 살아서 겨우겨우 아이비리그 장학생으로 입학. 입학 후에도 개같이 알바 하면서 공부랑 병행하고 있는데 한국에 계신 어머니가 암에 걸리셨다는 얘기를 들음.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 다 털어서 한국 가는 비행기표 구매해서 한국 갔는데 간다 해도 할 수 있는 건 없고 걍 존나 노답임. 어머니 건강부터 병원비, 학업 등등. 진짜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왔는데 진짜 답이 없는 상황이 닥치니깐 그냥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싶어진 상황에 교회에 가서 하나님한테 정말 간절히 기도를 했는데 신의 응답을 받은 경험을 했다는 거임.
그리고 하나님께서 자신만의 재능을 이용해 사람들을 도우라는 사명을 내렸다고 함.
그래서 그 사명을 지키기 위해 지금처럼 타인을 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사는 거라고 함.
근데 또 재밌는 건 유현준 교수 유튜브 보니깐 자신도 대학교 1학년 때 건축을 할지 말지 고민하면서 교회에 갔는데 신의 응답을 받았다는거임.
그래서 하버드 최고 성적으로 졸업했는데 400군데 이력서를 넣었는데 취직은 안되고, 가정도 있고 아이도 있고, 그렇게 몇 개월을 힘들게 지냈는데 이런 과정을 버틸 수 있었던 게 저 신의 응답을 통해 믿음을 관철했기 때문이라는 거임.
행복, 불행 등 세상 모든 건 태도와 믿음에 따라 결정됨.
근데 이건 당연한거고, 내가 재밌게 느낀 포인트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나 생각에서 파생된 믿음이 아니라 전지전능한 신이 있고, 그 신의 말씀과 가르침을 온전히 믿으며 포기하지 않고 나아갔다는 것.
사람은 원래 현재보다는 미래를 상상하고 기대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아무리 현재 상황이 좋더라도 미래에 대한 불안은 끊이지가 않고, 원체 나약한 존재임. 그래서 무언가를 믿으면서 살아가야 하는데 지금 같은 논리와 과학이라는 종교로 움직이는 현재 세상에 기존의 기독교나 불교 같은 과학적 근거도 없고 실제로 보지도 못한 신을 믿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고 유입도 줄어들고 있잖아, 특히 젊은 사람중에.
그러니깐 자기 자신을 믿으며 살아가는 건데 문제는 이 믿음은 약해지기가 너무 쉽다는 거임
왜? 사람 자체가 본능적으로 편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정신도 나약해지기 쉽고 생각이나 좋아하는 것도 쉽게 바뀌는데 그 불완전한 자신을 믿으며 살아가니깐 혼란스럽고 실패에 좌절하고, 믿음을 의심하고 포기하는거임.
앞서 말한 저 두 사람도 만약 하나님이라는 신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믿으며 살아갔다면 그 고난과 실패를 버틸 수 있었을까?
내 말의 핵심 포인트는 자신의 능력이나 인내를 믿는 게 아닌, 내가 신과 교리와 믿음을 만들어 살아간다면 그게 나를 움직이게 하고 성장시키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거임.
특히 경쟁 심하고 실패에 인색하고 감놔라 배놔라 옆에서 오지랖 부리면서 개지랄하는 사람 많은 한국 사회에서 자신을 관철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더욱더 중요할듯.
지금은 논리와 과학이라는 종교로 세상이 움직이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다시 중세 유럽처럼 초현실적인 신에 대한 종교가 강력해지는 시기가 다시 오지 않을까? (영화 듄처럼)
왜냐면 이제 AI가 99%의 거의 모든 부분을 대체하게 되고, 사회에서 인간의 필요성은 점점 더 낮아질텐데 그럼 나는 왜 존재하며 나의 쓸모는 무엇인지, 결국 철학적인 부분이 더 일상생활에 더 밀접하게 될 것이고 결국은 인간이 모르는 미지의,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에 도달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믿음이 있어야 행복한 삶이 가능하게 될 듯.
지금도 스멀스멀 기존 종교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 보는 변화의 조짐은 보이는 듯?
아무튼 이 애니 공감가는 포인트도 많고 연출이랑 사운드 트랙도 좋아서 몰입감도 굿. 재밌으니 보소.
참고 - 셜록현준, Daniel Yoo
2025년 6월 3일